룰라, 쿠바봉쇄 해제위한 국제그룹 구성 추진 (2.24)
관리자 | 2008-02-26 | 조회수 : 1277
브라질 정부ㆍ집권당, 쿠바 개방 지원방안 모색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피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임 발표 이후 쿠바의 실권을 물려받을 것으로 보이는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그룹 구성을 제의할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라울 장관이 향후 미국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쿠바에 대한 경제봉쇄 조치를 해제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돕기 위해 '쿠바의 친구들'로 불리는 국제그룹 구성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쿠바의 친구들'이 지난 2003년 구성된 '베네수엘라의 친구들'의 선례를 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당시 '베네수엘라의 친구들'은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야권 및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구성됐었다.
신문은 룰라 대통령의 최측근과 집권 노동자당(PT) 지도부 인사들의 말을 인용, "'쿠바의 친구들' 구성 제의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뒤 공식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라면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 외에 포르투갈,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브라질 정부는 미국 대선에서 지난 1962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대(對) 쿠바 경제봉쇄 조치 해제 협상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정부와 PT는 쿠바의 개방을 적극 유도해 국제사회에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쿠바 정부에 대해 정치범 석방, 쿠바 국민의 해외여행 자유화 등을 실행에 옮기도록 촉구하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로부터 호감을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봉쇄 조치가 해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라울 장관도 지난달 쿠바를 방문한 룰라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대미(對美) 관계 개선과 투자 유치 확대를 위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신문은 "라울 장관은 미국 및 쿠바, 베네수엘라와 대화 채널을 갖고 있는 브라질이 중남미 국가 가운데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라울 장관은 그동안 쿠바에 경제지원을 실시해온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나 향후 쿠바의 변화와 관련해서는 룰라 대통령과 브라질 정부를 더 유용한 협력자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브라질의 쿠바 접촉은 공식적인 외교라인보다는 카스트로 의장과 라울 장관, 쿠바 공산당과 오랜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룰라 대통령의 최측근 및 PT 고위인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