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비동맹 정상회의 주재
[문화일보 2006-08-31 14:35]
(::카스트로 권력이양 한달…시리아 대표단 예방::)
‘쿠바는 조용, 미국은 실망, 라울은 안착.’ 쿠바 대통령 피델 카스트로의 권력 이양 한달째를 맞은 쿠바의 성적표다. 지난달 31일 권력을 이양받은 카스트로 친동생 라울 체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라울이 내달 11일 쿠바에서 열리는 비동맹국 정상회의를 통해 쿠바 지도 자로서 국제적인 공인을 받고, 권력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란 전 망이 나오고 있다.
CNN방송과 마이애미헤럴드 등 미 언론은 29일 “시리아 대표단이 라울을 직접 예방하고 시리아 대통령의 비동맹 정상회의 참석과 쿠바와의 변함없는 연대를 약속했다”면서 “이는 피델 카스트 로가 비동맹 정상회의를 주재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강하게 암시한 다”고 AP통신 아바나발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쿠바공산당 기관지 그란마는 앞서 시리아 대표단이 라울에게 ‘ 쿠바에서 열리는 비동맹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이며, 미국의 위협 에 맞선 쿠바와의 연대를 확약한다’는 내용의 알아사드 바샤르 시리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일간 레포르마도 30일 쿠바 주재 일부 서방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 라울이 비동맹 정상회의를 주재할 것이며 카를로스 라헤 국가평의회 부의장, 펠리페 페레스 로케 외무장관 등 수뇌 부 실세들이 도움을 줄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은 카스트로의 실 제 참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가능한 일이라면 화상 회의 형식으로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 했다.
내달 11일부터 16일까지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열리는 제14차 비 동맹국 정상회의는 피델 카스트로가 강한 애착을 보여왔던 행사 여서 그의 참석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제기돼왔다.
레포르마에 따르면 정작 동생인 라울은 지난 27일 모센 빌랄 시 리아 공보장관과 4시간여 면담에서 “피델은 현재 계속 아픈 상 태지만, 정상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면서 “ 피델이 쾌차해 비동맹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희망수준’의 발언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카스트로의 병세가 위급한 시점을 벗어났지만, 당장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 낼 정도는 아니란 관측이 높은 편이다.
한편 러시아 일간지 프라우다는 30일 쿠바 권력 이양 한달째를 맞은 분석기사에서 “설령 피델 카스트로가 죽는다 하더라도 미 국은 쿠바에 새로운 ‘민주국가’를 세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